말씀묵상

[2020. 3. 15. 사순 제3주일] 신앙인의 길

0 13,422 2020.03.14 22:15

[2020. 3. 15. 사순 제3주일] 신앙의 길 -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는 길

    

  인간이 가는 길은 방황의 길, 안주의 길, 순례의 길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신앙인이 가야할 길은 어떤 길일까요? 


● 방황의 길 : 이 길은 현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는 것, 듣는 것, 맛보는 것, 쾌락적인 것에 우선적인 반응을 합니다. 그리고 이 길은 모든 반응이 몸에 의해서 우선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육체적으로 불편하면 분노와 불평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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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주의 길 :  이 길은 나, 우리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남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에  나, 우리 가족, 나라, 민족, 공동체가 우선적이고 이기주의적입니다. 현대의 세계에서 볼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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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의 길 : 방향과 목적이 정확합니다. 이 길에는 많은 시련과 고통이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의 목적지에는 자유와 해방이 있습니다. 구약에서는 이스라엘의 탈출의 여정이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여정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순례의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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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독서는 순례의 길을 가는 이스라엘 민족들이 지금 불편하기 때문에 과거의 방황의 길과 안주의 길을 동경하는 현실주의 빠져 있는 모습을 이야기 합니다.   “그 무렵 백성은 목이 말라, 모세에게 불평하며 말하였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왔소? 우리와 우리 자식들과 가축들을 목말라 죽게 하려고 그랬소?”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에게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제 조금만 있으면 저에게 돌을 던질 것 같습니다.”(탈출 17,3-4) 이스라엘 백성들은 직면한 현실 앞에서 모세에게 불평하며 지도자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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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주님은 이런 민족들에게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당신께서 선택하신 민족을 끝까지 버리시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자비 모습입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의 원로들 가운데 몇 사람을 데리고 백성보다 앞서 나아가거라. 나일 강을 친 너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거라. 이제 내가 저기 호렙의 바위 위에서 네 앞에 서 있겠다. 네가 그 바위를 치면 그곳에서 물이 터져 나와, 백성이 그것을 마시게 될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하였다.(탈출 17,5-6)

 

   순례의 길을 걸어가는 신앙인은 매일매일 직면하는 여러가지 사건과 시련  앞에서 인내해야 합니다. 현실의 불편함을 불평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주님은 인내하는 이들에게는 그 해결책을 주십니다. 그러면 인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신앙인의 인내는 '무조건 참는 것',  패배하는 것’, ‘체념하는 것’, ‘포기하는 것’과 구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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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프란치스코는 인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걸어가고 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내는 많은 사람이 자기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덕목이라고 말합니다. 병들었거나 지체부자유 자녀가 주어졌을 때, 그렇게 태어났을 때, 부모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을 하느님에게 감사해야지!’ 이런 사람들이 인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끝까지 사랑으로 그 자녀를 위해 전 생애를 바칩니다. 오랜 시간동안 계속해서 지체부자유 자녀나 병든 자녀를 돌보는 것은 쉽은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런 자녀를 가지고 있다는 기쁨이 그들로 하여금 그 자녀를 계속해서 돌보는 힘을 줍니다. 이것은 체념이 아니고, 인내입니다. 어떤 사람이 계속 걸어가고 있을 때 주어지는 덕목입니다.”(교황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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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내는 "계속 걸어가고 있을 때 주어지는 덕목" 이라는 표현은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즉, "멈춤의 상태"에서는 해결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인내하지 못하면 자신의 한계를 거부하고 포기합니다. ‘인내’의 어원은 그 자체로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인내는 고통을 내버리지 않고, 짊어지는 것입니다. ‘인내는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짊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짊어지게 하거나 맡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시련은 내 어려움이고, 나의 어깨 위에 짊어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고 인내는 인간의 한계와 대화할 줄 아는 신앙인의 길이고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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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께서는 인내하는 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면, 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의 샘이 솟아나리라.” 아멘.


   [김석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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