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2020. 3. 4. 수] 마스크-요나의 표징

0 12,667 2020.03.04 10:32

?   니느웨는 돌아다니는데 사흘이나 걸리는 성읍이다. 그런데 요나는 하룻길을 걸어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다.”고 주님 말씀을 선포한다. 요나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회개할 것을 바라지도 않았으며은총을 받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나는 다만 사십 일이라는 기간을 이야기하여 늦지는 않았다는 희망을 간접적으로 제시하였을 따름이다.


   그러나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요나가 그처럼 불성실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니느웨 사람들은 왕으로부터 온 백성에 이르기까지 잿더미 위에 앉아 단식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였다. 심지어 가축들에게도 굵은 베옷을 입히고 굶길 정도로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데에 정성을 다하였던 것이다. 예루살렘의 하느님 백성은 예언자들이 정성을 다하여 회개를 선포하여도 회개하지 않았는데, 타락한 도시 니느웨는 요나가 던진 단 한마디를 듣고 곧바로 회개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를 간구하며 정성을 다하는 니느웨 사람들을 보시고 그들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신다. 하느님은 죄인이라고 해도 죽는 것을 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주 야훼가 하는 말이다. 죄인이라도 마음을 바로잡아 버릇을 고치고 사는 것을 나는 기뻐한다. 그러나 너희는 돌아오라. 나쁜 버릇을 고치고 돌아오라.”(에제 3,10)고 말씀하시며 죄인까지도 구원하기를 원하시며 사랑하시는 하느님이시다.

 

   마스크 대란, 신뢰하지 못하는 정부 등 이 시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런데 우리 각자는 어디에 있는가?  자기 방어만을 위한 철통같은 공간만을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이 세대는 요나 표징 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기의 표징을 통하여 마스크가 자기방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마스크는 이 시대의 요나의 표징임을 성찰하면서 함께 통회하고 성찰하는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특별히 마스크 한장 구하기 어려운 어르신, 장애인, 약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에게 마스크 한장 따뜻하게 전달하면 어떨까?

하느님께서는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업신여기지 않으신다.     [김석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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