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2020. 12. 31 - 김석주 신부] 감사하는 마음은

0 10,314 2020.12.31 07:50

우리는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늘 표현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감사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2020년을 보내면서 감사’라는 단어보다 '힘듦'과 '고통'을 떠올릴 것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나에게는 감사할 일을 찾을 수 없었던 한해였다고 할것입니다.

 

신앙인은 모든 삶의 출발과 마지막은 감사입니다. 내가 계획하지도 않았고, 소망했던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시간 안에 역사하셨던 하느님의 섭리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20년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여러가지 부족한 저와 사목자들을 위하여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고, 사랑을 가득 베풀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20년 마지막 날인 오늘, 모든 교우를 위하여 하루를 봉헌하며 한 분 한 분을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이해인 수녀)

 

감사하는 마음은 깨끗한 마음입니다.

투명한 유리창처럼 마음을 갈고 닦는 선함과 순수함으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다 보면 매일매일 감사할 일들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올라 맑은 물 한 동이씩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따뜻한 마음입니다.

퉁명스럽지 않은 다정함으로 남을 배려하며 그 누구도 모질게 내치지 않는 마음, 자신의 몫을 언제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마음,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다 보면 늘 감사에 가득 찬 어질고 부드러운 눈길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겸손한 마음입니다.

이기적인 자기도취, 독선적인 오만함에 빠지지 않는 겸허함과 온유함입니다. 남을 섣불리 비난하기 전에 그의 좋은 점부터 찾아서 칭찬하고 격려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감사의 인사가 즐겨 부르는 노래의 후렴처럼 자주 새어 나옴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기뻐하는 마음입니다.

가끔은 슬프고 우울한 일이 생기더라도 그 안에 숨겨진 뜻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애쓰는 너그러움입니다. 남에게 우울을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밝은 쪽으로시선을 두는 지혜를 구하다 보면 생각보다 빨리 감사의 환한 미소를 띨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예민하게 깨어 있는 마음입니다.

게으르고 둔감한 마음의 하늘엔 감사의 별이 환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위의 사람들과 사물들에 대해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민감하게 깨어 있어야만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잘 분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평화로운 마음입니다.

삶의 여정에서 사람들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이해하며 용서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걸 하루에도 몇 번씩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용서와 화해만이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알아듣고 먼저 용서를 청하고 먼저 용서하는 그 마음엔 평화에 뿌리내린 감사가 늘 푸른 산처럼 버티고 있을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며 하느님과 이웃의 도움을 청하는 빈 마음, 호흡하듯 끊임없이 기도하는 마음 안에 열린 넓이와 깊이로 감사는 마침내 큰 사랑으로 이어지고 오늘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삶의 축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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