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2020. 12. 29 말씀묵상 - 김영일 신부] 예수님과의 만남에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0 9,594 2020.12.29 07:47

만일 여러분이 예수님을 만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오늘 복음은 한 인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시메온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인물은 한평생 예수님과의 만남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성령에 이끌려 성전에서 예수님과 만나게 됩니다. 복음은 이 만남에서 그가 보였던 반응을 이렇게 전해줍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성경이 전해주는 그의 반응 중에, 몇 개의 말마디가 눈에 띕니다. 이 중 한 가지에 관해서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제야 ...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시메온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 만남에서 그는 이제야 평안히 떠날 수 있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메시아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데, 그는 이제 되었다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그의 반응은 사실 조금 시시해 보입니다. 무언가 특별한 기적을 바랄 법도 한데, 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런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예수님과의 만남이 만남으로서 충분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시메온은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무언가를 얻고자 했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성취, 획득, 이익의 기회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적을 보길 원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높은 자리를 바랬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기다렸던 한 인물을 있는 그대로 만나게 된 것으로 충분했던 것입니다. 자신이 기다려온 사람을 만나고 알게 된 것. 그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신앙은 하느님을 만나고, 알고, 사귀는 과정입니다. 신앙이 나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만남에서 내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하느님과의 만남을 획득, 성취를 위한 기회로 여기고 있는지, 아니면 시메온처럼 있는 그대로의 하느님의 모습을 바라보고, 만나고, 알고, 사귀기 위함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시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43 [2021 주님세례축일-김석주신부]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때는 2021.01.09 9996
42 [2021. 1. 6 - 김영일 신부] '사람'과 '사랑' 2021.01.06 10513
41 [주님공현대축일 ? 김석주 신부] 예수님께 드릴 나의 선물은 ? 2021.01.02 10796
40 [2021. 1. 2 - 김영일 신부]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2021.01.02 10043
39 [2021. 1. 1 ? 김석주 신부] 태양은 언제 가장 아름다울까? 2021.01.01 10647
38 [2020. 12. 31 - 김석주 신부] 감사하는 마음은 2020.12.31 10314
37 [2020. 12. 30 - 김영일 신부] 예수님에 대한 편견 2020.12.30 9642
열람중 [2020. 12. 29 말씀묵상 - 김영일 신부] 예수님과의 만남에 무엇을 기대하시나요? 2020.12.29 9595
35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 김석주 신부] ‘코로나 19’ 죄 없는 희생자들 2020.12.27 10314
34 [성가정 축일 - 김영일 신부] 성가정이 되길 바라십니까? 2020.12.27 10304
33 노형본당 교우들에게 보낸 강우일 주교님 성탄축하 카드 2020.12.26 9854
32 [2020. 12. 25 - 김영일 신부] 슬기로운 성탄 생활 2020.12.25 10716
31 [2020. 12. 24 - 김석주 신부] 살아있는 구유를 방문합시다. 2020.12.24 10849
30 [2020. 12. 23 - 김석주 신부] 당신은 하느님 안에서 전통을 바꿀 수 있습니까? 2020.12.23 9925
29 [2020. 12. 22, 화 - 김영일 신부] 겸손한 맘 vs 교만한 맘 2020.12.22 9892
28 [2020. 12. 21. 월 - 김영일 신부] 우리는 어디서 기쁨을 찾고 있나요? 2020.12.21 10051